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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숲

내 사위가 되어 주게

by 린컬록닉 2023.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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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마을에 예쁜 딸 하나만을 둔 부자 영감이 살고 있었다.

 

이 부자 영감의 딸은 나이가 들어 시집갈 때가 되었다.

 

부자 영감은 힘세고 건강한 사람을 사위로 삼고 싶었다.

 

그래서 사위를 구한다는 말을 사람들에게 퍼뜨렸다.

 

"힘깨나 쓴다고 생각하는 총각들 중에 내 사위가 되고 싶은 사람은 누구든 와서 시험을 치르시오.ㄷ 나를 업고 집 앞 고개를 단숨에 넘어가되, 가쁜 숨소리를 내면 안 되는 시험이오.

 

시험을 통과하는 사람에게 딸을 시집보내고 내 재산도 물려주겠소."

 

이런 소문이 나자, 힘깨나 쓴다는 총각들이 사방에서 몰려왔다.

 

잘만 하면 예쁜 색시도 얻고 부자도 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총각들은 저마다 부자 영감을 업고, 있는 힘을 다해 고개를 넘어가려 했다.

 

그러나 모두들 고개르 절반도 넘기 전에 가쁜 숨을 몰아쉬고 말았다.

 

남달리 힘이 ㅣ센 삼 형제가 살고 있었는데, 모두 장가를 못 가 날마다 장가타령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 소문을 듣고 귀가 번쩍 띈 삼 형제는 곧바로 부자 영감을 찾아갔다.

 

"소문을 듣고 ,뜻이 있어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삼 형제는 큰 몸집을 자랑하며 말했다.

 

부자 영감은 힘깨나 있어 보이는 삼 형제를 찬찬히 뜯어본 뒤, 시험을 치러 보자고 했다.

 

첫째부터 시험을 치르기로 하였다..

 

첫째는 부자 영감을 가뿐히 업고 산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이런 일쯤이야 땅 짚고 헤엄치기라고 생각하면서 자신만만하게 걸어갔다.

 

그러나 고객 밑에 다다르기도 전에 힘이 들기 시작하더니, 

 

점점 숨이 가빠졌다.

 

첫째는 가쁜 숨을 쉬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만, 

 

"휴유...."

 

하고 숨을 몰아쉬고 말았다.

 

첫째가 실패하자, 이젠느 둘째 차례가 되었다.

 

둘째는 형과 다른 방법을 쓰기로 하였다.

 

부자 영감을 업자마자 빨리 달려가 고개를 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부자 영감을 업고 고갯길을 뛰다시피 올라갔는데, 

 

그것이 탈이라 첫째보다 조금 더 올라간 곳에서 가쁜 숨소리를 내고 말았다.

 

마지막 차례인 셋째는 자신이 형들보다 힘이 더 세다고 믿었기 때문에 자신만만했다.

 

예쁜 딸과 영감의 많은 재산은 이제 모두 자기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셋째도 고갯마루에 다 와서 그만 '후유' 소리를 내고 말았다.

 

이를 악물고 올라가다가 고개에 다 왔다는 생각에 자기도 모르게 가쁜 숨소리를 내고 만 것이다.

 

이렇게 해서 셋째도 보기 좋게 떨어지고 말았다.

 

삼 형제는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부끄러워 허둥지둥 도망을 쳤다.

 

힘센 삼 형제가 다녀간 뒤로 장가들겠다는 총각이 한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이웃 마을에 한 총각이 살고 있었다

 

힘은 그리 세지 않았지만, 무척 영리한 사람이었다.

 

이 총각도 부자 영감이 힘이 센 사위를 얻으려고 시험을 치른다는 소문을 알고 있었다.

 

아직 아무도 그 시험에 합격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총각은 자기도 한번 도전해 보고 싶었다.

 

"힘만 세다고 되는 게 아니지. 꾀를 써야지. 꾀를."

 

총각은 부자 영감을 찾아가 절을 하고 공손하게 말했다.

 

"영감님, 딸을 시집보내는 일 때문에 수고가 많으시지요? 

 

전 힘이 그다지 세지는 않지만 영감님을 업고 고개를 오르고 싶습니다.

 

어서 업히시지요.

 

총각의 말에, 부자 영감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제까지 찾아온 사람들은 그저 힘자랑만 했었는데, 

 

이 총각은 겸손하고 깍듯하게 인사를 했기 때문이다.

 

부자 영감은 흡족한 마음으로 총각에게 말하였다.

 

"좋네, 자네가 다른 총각들보다 예의 바른 것은 마음에 드네.

 

그러나 잘 알고 있겠지만, 나는 힘이 센 사위를 얻고 싶으니 무엇보다도 힘이 있어야 한다네.

 

그러니 우선 나를 업고 고개를 넘어 보도록 하게."

 

"네, 길고 짧은 것은 대보아야 안다고 했습니다.

 

최선을 다할 것이니 어여삐 봐주십시오."

 

총각은 부자 영감을 업고 길을 나섰다.

 

그러나 원래 힘이 그다지 세지 못하기 때문에 얼마 못 가서 금방 힘에 부쳤다.

 

총각은 길게 숨을 내쉬고 싶었지만, 그러면 시험에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참았다.

 

고갯길에 이르렀을 때, 총각은 부자 영감에게 삼 형제가 실패한 까닭을 물었다.

 

"음, 삼 형제 모두 힘이 세 보이기는 했지만 아무도 고개를 넘지 못하고 실패했어.

 

이쯤 와서일 거야. 그 첫째가 '후우' 하고 가쁜 숨을 쉬었던 게...."

 

"아, '후유' 하고 가쁜 숨을 쉬었군요.

 

'후유' 하면 안 되는 줄 모르고 '후유' 했으니 참으로 안 됐군요."

 

총각은 부자 영감과 말을 나누면서 연방 '후유' 하면서 숨을 몰아쉬었다.

 

그렇게 숨을 몰아쉬니 힘이 저절로 솟는 것 같았다.

 

총각은 힘을 내어 고개를 올라가다 숨이 차면 부자 영감에게 말을 건넸다.

 

"아, 그 둘째는 어디서 '후유' 했나요?"

 

"아마 여기쯤에서 '후유' 했을 거야."

 

"그렇게 약해서 어디에 쓰나요? '휴유' 하면 불합격되는 줄 알았다면 그렇게 함부로 '후유' 하다니, 쯧쯧."

 

총각은 삼 형제 이야기를 하면서 계속 '후유, 후유' 하고 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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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고갯마루에 이르렀는데, 총각은 너무 힘이 들어 다리까지 후들거렸다.

 

총각은 다시 부자 영감에게 말을 걸었다.

 

"셋째는 여기까지 와서 '후유' 했다지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군요.

 

아, 다 와서 '후유' 하면 어찌합니까? '후유' 한 번에 그만 다 된 죽에 코 빠뜨리고 말았군요."

 

"그러게 말이네."

 

총각은 이렇게 '후유' 하면서 숨을 고른 뒤, 고개를 넘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부자 영감이 낸 시험을 통과했다.

 

총각은 힘이 들 때마다 삼 형제 이야기를 꺼내 '후유, 후유' 하고 실컷 숨을 몰아쉬면서 거뜬하게 해낸 것이다.

 

"내가 고르던 사위가 바로 자네 같은 사람이야. 암,  자네야말로 내 사위로 손색이 없는 사람이지. 허허허."

 

부자 영감은 매우 흡족해하면서 그 총각을 사위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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